교육청, 예산없이 계획만 세웠다가 홍역 치러
원인제공 주공은 송양초 개축 예산 배정 거부
의정부교육청이 예산도 없이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택지개발 2지구내 송양초등학교를 휴교하려 했다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교육청과 송양초지키기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주은)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6월26일 학교 임시휴교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학부모들의 강한 반대로 백지화시켰다.
백지화 이후 교육청은 지난 10월17일 통학구역거리조정위를 열어 의정부 전역을 공동학군으로 삼던 송양초교를 지역학군으로 변경하여 2009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10월17일 비대위를 결성, 10월31일부터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다 급기야 11월28일 오전 11시 경기도교육청 제2청 앞에서 ‘송양초지키기 집회’를 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은 2008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며 의정부 전역에 학교 홍보물을 돌리고 현수막을 게첨했는데, 1학년들이 입학한 지 단 3개월만에 휴교를 거론하는 것은 탁상·졸속행정의 전형”이라며 “푸른 숲과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는 송양초교에게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또 “교육청은 휴교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공동학군을 지역학군으로 변경한 것은 재학생들의 전학을 부추기는 얕은 속임수”라며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아름다운 권리를 빼앗지 말라”고 강조했다.
의정부시 외곽인 낙양동에 있는 송양초교는 현재 6학급 93명 수준이지만, 1946년 9월1일 양주국민학교 민락분교장으로 인가받은 유서 깊은 곳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막기 위해 학군을 공동학군으로 풀었다.
현재 학교 인근은 주공의 택지개발로 인해 허허벌판이 되어 있으며, 송양초교만 덩그러니 역사를 지키고 있다.
학부모들은 ▲택지개발 공사시간 조정 ▲아이들 안전을 위한 통학버스 운행 ▲스쿨존 운영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정부교육청 학생수용 관계자는 11월28일 본지와 만나 “학부모들의 요구대로 휴교 백지화에 이어 공동학군 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청에 따르면 민락2지구에는 당초 초교 4곳, 중학교 2곳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입주예정세대가 계획보다 줄어 초교 3곳, 중학교 1곳으로 축소된다. 특히 초교 3곳을 신설해야 하나 응급조치로 송양초교를 3곳에 포함시킨 상태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주공측에 송양초교 36학급 규모 증·개축 예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주공이 거부하고 있어 사실상 ‘아무 것도 진행된 게 없는 상태’에서 먼저 휴교·지역학군 등을 검토해 학부모들의 비난을 자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택지개발이 본격 시행되면 소음과 분진, 공사차량 운행 등으로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임시휴교를 검토했는데 학부모들도 반대하고 원인제공자인 주공도 예산배정을 안하겠다고 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송양초교 증·개축과 학교 신설 등의 화살이 교육청에 이어 주공측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