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강암 임의판매 및 설계변경 등 물의를 일으킨 570억원대 국도3호선 우회도로 공사를 진행하는 동두천시가 이번에는 효용성이 상당히 의심되는 다리를 세우고 있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
동두천시는 그동안 국도3호선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는 명목으로 지행동~보산동 사이 2.87㎞ 4차선 우회도로를 추진하면서 시공상 문제와 민원해결,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터널공사(생연1터널)를 포기하고 설계를 변경하여 잘려나간 동두천기상청 인근 야산(근린공원)을 육교로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길이 50.3m, 폭 3m, 높이 19.3m 규모로 설계된 이 ‘등산로 연결보도교’는 총 13억원 가량 예산이 잡혔으며, 올해 9월 착공돼 12월 준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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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도3호선 우회도로 구간에 등산로 연결보도교 공사가 한창이다. |
그러나 시청에서 동두천기상청 야산 정상까지는 성인 기준으로 2~3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 200여m에 불과하고, 굳이 동두천기상대가 자리잡은 야산이 등산코스로 적합한지도 의문이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시청 앞에서 절개된 곳까지 인도로 걸어도 5분이 채 안되는 거리여서, 예산을 쓰기 위한 무책임한 공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등산거리 2분, 도보거리 5분을 위해 13억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동두천시는 애초 이곳을 터널로 뚫으려 했으나 양질의 돌(풍암·화강암 등)이 나오자 업체가 임의대로 돌을 판매처리하도록 해준 뒤 생연2터널처럼 복개구조물로 만들어 사람과 동물의 연결통로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다시 등산로 연결육교로 개념을 바꿔 공사를 하고 있다.
동두천시 도로교통과 관계자는 “기상청 야산 이름과 면적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산에는 등산로가 있고, 산을 잇는 육교를 만들면 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또 “동물의 이동로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여러곳이 도로공사로 단절되어 동물이 살 수 있는 야산은 아니다”라고 앞뒤 안맞는 해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생연동 김모(42)씨는 “처음 공사할 때부터 돌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끝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아무 이유없이 생태터널을 포기하고 기상청과 앞산을 육교로 연결한다며 수십억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모(44)씨는 “그 돈이면 배고픈 사람들 복지예산으로 써야지 재정자립도도 형편없는 동두천시가 한심하다”며 “차라리 이상한 교통체계로 보행이 불편한 생연초등학교와 다농마트 인근에 육교를 세우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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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국도3호선 우회도로 구간에 있는 생연2터널. 이곳은 복개구조물로 조성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